한미 FTA를 반대하는 이유

속삭임[作] 2006/07/31 00:43
몇 년 전, 맥도널드 사가 웹스터 사에 공개서한을 보내 사전에 새로 실리는 ‘맥잡(Mcjob)’이란 말의 뜻풀이에 항의한 적이 있었다. 그 뜻은 ‘저임금 저숙련의 승진 기회가 적은 일자리’였다. 맥도널드는 전세계로 진출해 햄버거를 팔고 있지만, 정작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값싼 밑바닥 일자리 밖에는 얻는 것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 말이었다.

정부는 한미 FTA를 홍보하면서, FTA를 하면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FTA를 체결하면, 수출이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가 증가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따라서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것은, ‘맥잡’의 예를 보아 알듯이 신화에 불과하다. 맥도날드가 들어서면 일자리의 수는 늘어날 지 모르지만, 미래가 없는 저임금 노동자는 ‘일하는 빈곤층’으로 남게 된다. 혹 양극화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경제가 성장하면 절대적인 생활수준은 상승하므로 빈곤층의 생활이 더 나아진다고 반박할 지 모르나,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고 말할 때 한미 FTA에 쏟아질 반대 여론이 무서워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FTA의 결과가 예측대로 되어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수출 증대와 외국인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론을 펴고있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는 IT를 들 수 있는데, IT 산업은 생산량이 늘어나도 고용 증가는 미미하다고 한다. 따라서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IT 기업의 이윤이 늘어날 뿐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론스타가 스타타워와 외환은행을 샀을 때, 스타타워의 경비원이 늘어나지도 외환은행 직원이 늘어나지도 않았다.

정부가 막연하게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는 그 논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정말 한미 FTA를 추진하고 싶다면, 현실적인 근거 위에서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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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자궁이 있었다

속삭임[作] 2006/07/09 14:17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동생과 어떤 물건을 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폭이 20cm에 너비가 30cm 정도 되고, 두께는 적당히 두꺼운 투명하고 꼭지가 뾰족하게 마름된 납작한 크리스털 내지 플라스틱 같은  물질 안에 파란 액체가 담겨있는 물건이었다. 용도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피임 같은, 뭔가 건강보다는 사회적인 뉘앙스를 가진 용도였다. 남자용과 여자용이 있는데, 여자는 이것을 자궁 안에 넣는 것이라 했다.

넣어? 이걸? 이렇게 큰 데 어떻게?

글쎄...넣어봐.

잠깐 고민을 하다가, 먼지가 쌓여가던 마법책을 꺼내 주문을 뒤지기 시작했다(실제 기억나는 모습은 RPG책 -_-). Transportation 주문을 찾아, 그 물건을 내 자궁 속에 넣어버린 것이다. 생각보다는 쉬웠다. 그런데 왠지 뾰족했던 그 모서리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색깔도 파랬는데...
어떻게 찾아보니, 역시나 그건 남자용이었다. 이제 다시 꺼내야 하는데, 아까는 잘 됐던 주문이 지금은 잘 안되더라.

그래서 우선 집 한켠에 있던 X-레이로 정말 그 물체가 내 뱃속에 들어있는지 확인해봤다. 주문이 잘못돼서 다른 곳에 가버렸으면, 빼낼 필요도 없을 테니까. 잘 있었다. 꺼낼 방안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병원 가서 개복수술을 받는 수 밖에 없지 싶었다. 병원에 가서 의사와 얘기를 해봐도 비슷한 의견을 전해주었다.

이 쯤에서 꿈이 끊겼다.

나는 꿈 속에서 있었던 일을 바로 꿈이라고 깨닫지 못하는 편이다. 그 기억이 떠오르면, 꿈인지 아닌지 생각하기 위해 잠깐 고민해야만 한다. 그래도 이번 꿈은 쉬운 편이었다. 우리 집에는 X-레이가 없다. 여기서 벌써 그 기억이 진짜일 가능성이 아주 줄어드는 데다, 그 물건을 동생과 사용할 리가 없지 싶었다.(이때까지는 용도가 기억이 났다) 거기다 주문이라고? 애초에 뱃속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잠깐동안 불안해했던 나는 안심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일어나 생각해보니, 가장 근본적인 오류를 잊고있었다. 나는 남자인데. 거기다 꿈 속에서 특별히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지도, 행동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왜 내게 자궁이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못한걸까? 꿈 속의 꿈처럼, 꿈을 반박하는 동안에도 꿈을 꾸고 있어서 떠오르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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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히 2006/07/09 20:02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재밌는 꿈이네요. 푸하.

    • 라임에이드 2006/07/09 20:54 PERMALINKMODIFY/DELETE

      재밌기도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서는 왜 내가 남자라는 걸 더 빨리 깨닫지 못한걸까 하고 고민했다지요 -_-

  2. 베리히 2006/07/09 22:0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저도 성별이 바뀌는 꿈을 꾸고 그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던 게 더 이상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 재밌게 느껴졌나 봅니다. :-) 근데 왜 몰랐을까요.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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